안녕하세요 알아둬도 쓸데 있을까 싶은 알쓸별잡 두 번째 시간입니다!
저번 시간에는 어쩌다 사람들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별자리가 자리 잡게 되었는가를 알아보았는데요.
그런데 혹시 반대로 이런 궁금증은 생기지 않으셨나요?
[동양에서도 별이 보였을 텐데 동양의 천문학은 없었을까?]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동양 천문학의 증거 : 첨성대
서양뿐만 아니라 동양에서도 천문학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국내의 유명 문화재인 첨성대를 통해 알 수 있는데요.
첨성대가 신라 선덕여왕 시절 지어진 건축물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학교를 다니며 배워 알고 있으실 테지만,
첨성대가 세상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는 사실도 알고 계신가요?
그러나 저희가 이렇게 첨성대가 천문대라고 배우기 전에, 첨성대가 과연 천문대가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고 합니다. 우선 보시다시피 첨성대는 별을 관측하기에는 다소 낮은 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그 용도가 별을 관측하기보다는 제단이나 정치적 기념비 등이 아니었는가라는 설이 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반박되었습니다. 17세기 관찰을 통한 천문학이 발전하기 시작하기 전까지 고대 천문학은 일종의 점성술의 역할도 같이 수행하였습니다. 하늘 위 천체는 항상 규칙을 가지고 운행하고 있기 때문에 별을 보면 동지나 하지 등 계절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농사의 시점을 파악하거나 개기일식 등의 천문현상을 보고 나라의 흥망을 논하는 등 고대의 천체관측은 현대의 그것과 매우 달랐습니다.
신라시대 개기일식 일화 : 연오랑 세오녀 설화(延烏郎 細烏女 說話)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aks.ac.kr)
이러한 이유로 과거에는 한 국가의 천체관측은 왕권과 큰 연관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첨성대는 신라 왕궁의 근처에 위치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그렇다면 첨성대는 그저 종교적 제단의 역할을 위해 존재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2011년 한국천문연구원 김봉규 박사는 연구를 통해 첨성대의 건축 이후 첨성대 인근 유성에 대한 관측이 늘었으며, 천체관측 기록이 폭발적으로 늘었음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연구의 발표로 인해 첨성대가 천문대의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첨성대는 천문대였다 - 천문(연) 7일 한국천문학회에서 발표 - | 보도자료 | 고객참여 | 한국천문연구원 (kasi.re.kr)
이렇듯 동양에서도 관찰을 통해 체계적으로 천문학을 연구하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번 알쓸별잡에서 알려드렸던 국제천문연맹에서 정립한 현대 천문학이 들어오기 이전, 동양에서는 어떠한 사상과 체계를 바탕으로 하늘의 별들을 이해하였을까요?
3원 28수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현대 천문학이 들어오기 이전까지 동아시아에서는 3원 28수라고 하는 동양 고유의 체계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3원 28수는 중앙집권적 황제지배체제와 동양 철학에 자주 등장하는 오행 (火,水,木,金,土)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3원
고대 중국에서는 하늘에서 벌어지는 일이 지상에 영향을 준다고 믿었습니다.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지상의 지배구조가 저 위 하늘에서도 똑같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죠. 이러한 생각을 통해 고대 중국인들은 하늘에 3개의 원 (울타리, 담장)이 존재하며 이 담장마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다르다고 믿었습니다.
자미원
가장 중심에 있는 원인 자미원에는 천자 혹은 옥황상제라고 불리는 하늘의 황제와 그의 가족들이 사는 자미궁이 존재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동양 별자리 천황 등의 별자리가 존재합니다.
우리가 아는 현대의 별자리로 치환하자면 용자리, 카시오페아자리가 자미원에 존재합니다.
자미원의 별자리들 : 자미원 | 동양의 별자리 | 별자리 | 천문학습관 | 천문우주지식정보 (kasi.re.kr)
태미원
황제가 있으면 그를 보필하는 신하들과 군인이 있듯이 하늘에는 태미원에 하늘의 장군들과 관료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별자리 오제후, 오제좌, 장원 등이 있으며 현대의 처녀자리, 사자자리, 큰곰자리가 일부 속해있습니다.
태미원의 별자리들 : 태미원 | 동양의 별자리 | 별자리 | 천문학습관 | 천문우주지식정보 (kasi.re.kr)
천시원
하늘에 황제, 신하, 군인이 있다면 당연히 백성들도 있겠죠? 그들이 사는 곳을 천시원이라고 불렀습니다. 천시원은 하늘의 시장이며 도시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천시원에는 현대의 뱀주인자리, 뱀자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천시원의 별자리들 : 천시원 | 동양의 별자리 | 별자리 | 천문학습관 | 천문우주지식정보 (kasi.re.kr)
28수
3원 28수 중 3원을 알아보았으니 28수를 알아봐야겠죠?
고대중국은 이 28수 또한 동양의 철학 속 우주만물을 설명하는 오행을 통해 설명합니다.
오행에서는 동쪽에 청룡, 북쪽에 현무, 서쪽에 백호, 남쪽에 주작 이 네 마리의 사방신이 존재하며 하늘의 28수를 사방신이 각각 7수의 별자리들을 주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28수의 몇 가지 흥미로운 점들을 갖고 있는데요.
28수를 한자로 쓰면 二十八宿가 됩니다. 이 중 마지막 한자는 별자리 수라고도 읽지만 잘 숙으로도 읽습니다.
28번의 잠, 달이 한 바퀴를 돌아 공전하는 항성월인 27.32166일과 근사한 수치인 것이죠!!
또한 28수가 4로 나뉘는 것은 사계절마다 보이는 별자리가 다름을 나타내며 일주일 (7일) 속 요일 별로 각각의 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고대에서 발견한 법칙들이 현대의 지식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짜릿하지 않나요?
3원 28수가 갖는 독특한 의미
3원 28수는 서양의 별자리와는 조금 다른 시작점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양의 별자리들은 바빌로니아의 목동들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밝은 별들을 연결시켜 동물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3원 28수 속 별자리들은 황제의 정치재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고대 중국에서는 하늘의 일은 지상에 영향을 준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기에 3원 28수는 하늘에도 황제가 있고 신하, 군인, 백성이 존재하니 우리가 사는 지상에도 황제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가치관을 널리 퍼뜨려 그들의 지배권력을 굳건히 하기 위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간에서는 이렇게 동양에서도 서양과 다름없이 천문학이 있었으며 천체관측 또한 이루어졌음을 3원 28수와 첨성대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위에서 흘러가듯이 말했던 고대 천문학과 점성술과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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